金값 된 김 바다 열 받으면 식탁서 사라진다
金값 된 김 바다 열 받으면 식탁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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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으로 김 가격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7.8% 올랐다.
6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가격 상승 폭이다. 김 도매가격은 지난달 1만7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 6024원과 비교해 56.5%나 비싸졌다.
CJ제일제당(343,500원 4,500 1.33%)과 동원F&B(40,450원 1,250 3.19%), 광천김도 조미김 가격을 올렸다.
김은 줄곧 한국인의 밥상을 지켜온 식재료다. 기록상으로는 조선 중기 광양에서 처음 양식되면서 널리 보급된 것으로 보인다.
한 끼 식사를 책임지는 김밥부터 간간한 반찬인 김자반까지 쓰임새가 다양하다.
최근엔 조미김과 김부각이 ‘K-푸드’의 대명사로 떠올라 외국인들도 많이 찾는 식재료가 됐다.
김 가격이 오르면서 식탁에서 김 반찬이 줄고 수출까지 영향을 받을 상황이 벌어진 것은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 가격이 빠르게 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표면적으로는 생산량이 줄면서 수출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기후변화가 해수 온도에 영향을 미치면서 김값을 ‘금(金)값’으로 만들고 있다.
조선비즈는 7일 국내 우주 기업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어스페이퍼팀과 함께 기후변화가 김값을 금값으로 바꾸는 데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펴봤다.
수출량부터 살펴보면,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김 수출량은 3만5446t으로, 전년(3만470t)보다 16.3% 늘었다고 밝혔다.
4년 전인 2019년 수출량 2만6951t에 비해 1만t 가까이 수출량이 늘었다.
김 수출은 ‘K-푸드’ 열풍뿐 아니라
기후변화로 다른 나라의 생산량 감소가 큰 영향을 미쳤다. 김은 한국을 포함해 중국과 일본에서 대부분 생산되고 있다.
어스페이퍼팀이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 위성영상을 분석한 결과, 한·중·일 주변 해역의 겨울철 해수면 온도는 최근 들어 크게 따뜻해졌다.
2015년 1월 섭씨 12.5도 수준을 유지하던 한국 남해·제주도와 중국 동쪽 해역은 지난 1월 대부분 섭씨 20도 안팎을 기록했다.
일본은 혼슈와 규슈 해역 대부분 섭씨 20도 안팎을 기록했다. 김은 차가운 바닷물에서 자란다.
김 양식에 적합한 해수 온도는 섭씨 10~20도로, 이상으로 온도가 올라가면 생육에 문제가 생긴다.
일본은 김 생산량이 줄어든 대표적인 나라다. 일본은 한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김을 많이 생산한다.
하지만 최근 해수면 온도가 상승해 채취한 그대로의 김인 원초(原草) 생산이 크게 줄었다. 특히 일본 최대 김 생산지인 규슈 아리아케 해역의 김 양식장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
유럽우주국(ESA)이 운영하는 지구 관측 위성 ‘센티넬-2호(Sentinel-2)’가 아리아케 김 양식장을 포착한 영상을 보면
지난 1월 26일 아리아케 해역 김 양식장은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다. 지난해 1월 31일과 비교하면 거의 절반 정도의 면적이 없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김 생산 시기는 주로 11월에서 이듬해 4월까지다. 지난 1월은 한창 김이 생산될 시기였지만, 관측되는 양식장이 과거보다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다.
아리아케 해역의 김 양식장이 사라진 건 김 성장이 더뎌 수확을 포기했거나 이미 수확이 끝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