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도 위험하다고

가족도 위험하다고 말렸지만 검증은 과학자의 의무

가족도 위험하다고 말렸지만 검증은 과학자의 의무

가족도 위험하다고 말렸지만 검증은 과학자의 의무

파리올림픽에 첫 선 보이는 브레이킹 물리학을 극복하라

“과거에도 (LK-99와) 비슷한 주장이 있었으나 대부분 아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사회적 파장이 급속도로 커졌습니다.

과학자로서 의무를 다해야 하지 않느냐는 이야기가 학회 내부에서 나왔습니다. 손 놓고 있을 수 없었습니다.”

김창영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지난해 8월 2일 한국초전도저온학회가 출범시킨 LK-99 검증위원회에서 위원장을 맡은 과학자이다.

그는 지난 17일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작년 7월 말 해외에 있는 동료 연구자에게 상온 초전도체(超傳導體) 논문이

나왔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괜한 일을 하는 게 아닐까 생각도 했지만 검증이라는 의무를 저버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국내 전문가들을 모으고 LK-99에 대한 검증 절차를 이끌었다.

초전도 현상은 전류가 아무런 저항 없이 흐르는 걸 말한다.

상온에서 초전도를 구현하면 무손실 송전(送電)이 가능해 에너지 혁명이 일어날 수 있다.

고성능 전자석도 만들어 자기부상열차와 핵융합 발전에 활용할 수 있다.

퀀텀에너지연구소는 2023년 7월 22일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개발했다는 내용의 논문 2편을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인 아카이브(arXiv)에 공개했다.

해외 과학자들은 이미 작년 8월에 LK-99에서 상온 초전도성을 확인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국내 여론은 달랐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LK-99가 상온 초전도체라는 입장과 그렇지 않다는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주류 과학계는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나 한국과학기술한림원처럼 영향력 있는 단체들이 검증을 하지 않았다.

김 교수는 “황우석 사태 때도 학회 차원에서 나서서 검증을 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사회적인 파장이 커진 만큼 과학자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 회피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학회 내부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한국초전도저온학회는 학회장을 중심으로 온라인 이사회를 소집하고 검증위 출범을 의논했다.

김 교수는 학회에서 위원장을 맡아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LK-99가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받았던 만큼 검증위 출범 소식도 주목받았다.

긍정적인 여론만 있던 것은 아니다. LK-99와 관계없는 기업들이 테마주로 지목되며 주식에 투자한 사람들은 검증위에 대해

‘한국의 상온 초전도체 개발을 원하지 않는 단체’라거나 ‘저온 초전도체 연구자들이 뭘 알고 상온 초전도체를 검증하냐’고 비난했다.

김 교수는 “비판 여론이 전혀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주변에서도 걱정이 쏟아졌다고 했다. 검증위 출범 소식이 알려진 후 지인들에게 많은 연락을 받았다.

신변을 걱정하는 이들도 있었다고 했다.

김 교수는 “가족과 친구들에게서 걱정하는 연락을 받았다”며 “하지만 위험한 일이 일어날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학회 차원에서 특정 논문에 대해 검증위를 구성하고 다른 연구자의 연구 성과를 검증하는 건 드문 일이다.

그만큼 준비해야 할 것도 많았다. 검증 절차는 어떻게 할지, 연구진의 독립성은 어떻게 유지할지 긴 토의 끝에야 검증 작업에 착수할 수 있었다.

김 교수는 “검증위 내부에 재현 그룹을 별도로 만들어 연구자들의 독립성을 유지했고

실험 결과를 중간에 공유하면 연구자들에게 편견이 생길 수 있어 연락도 최소화했다”며

“처음 세팅한 검증 방법대로 실험한 후 최종적으로 결과를 종합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퀀텀에너지연구소로부터 LK-99 시료를 받아 특성을 확인하고, 앞서 개발진이 공개한 방법에

따라 LK-99를 합성하는 두 가지 방식의 검증이 계획됐다. 그러나 시료를 받지 못하고

합성에 필요한 재료를 구하지 못해 검증 기간이 길어졌다.

일찌감치 결론을 낸 해외 연구진과 달리 국내 검증은 더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LK-99가 국내 연구진이 만든 물질인 만큼 더 꼼꼼하게 검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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