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뜨니 파리 사격 경기장 VR 훈련으로 메달 정조준
눈 뜨니 파리 사격 경기장 VR 훈련으로 메달 정조준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충북 진천선수촌에 올림픽 특별 세트장이 만들어졌다.
파리 현지의 실제 경기장을 본뜬 훈련장을 만들어 선수들의 실전 감각을 키우고, 경기 운영 능력에도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2021 도쿄올림픽 때 양궁에 처음 도입했고, 이번 파리 대회에서는 양궁과 펜싱·배드민턴·역도·태권도·사격 등으로 확대됐다.
올림픽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려면 현지 적응이 필수다.
개최 도시의 기후와 시간대, 음식, 문화부터 경기장 환경까지 선수들의 경기력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공식 대회 개막이 26일이지만, 일찌감치 전 세계 대표선수들이 파리로 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 사격대표팀은 진천선수촌에서 이미 대회가 열릴 파리 사토루 경기장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파리 경기장을 본뜬 올림픽 특별 세트장을 만들었다.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국가대표스포츠과학지원센터는 파리 샤토루 경기장을 직접 다녀와서 경기장 내부를 가상현실(VR) 공간에 구현했다.
VR로 파리 경기장 적응 완료
지난 6월 26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하계 올림픽 미디어데이에서 만난 장태석 국가대표스포츠과학지원센터 연구위원은
“지난 4월 파리올림픽 사전 이벤트 때 사격 경기가 열릴 샤토루 경기장 내부를 다 촬영해 VR로 구현했다”며
“선수들이 VR로 경기장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대표스포츠과학지원센터는 샤토루 경기장의 입구부터 결선장, 10·25·50m 사격장, 산탄총 사격장, 무기고까지 모든 공간을 VR로 구현했다.
사격장마다 선수대기실과 선수식당까지 로드뷰로 나타내 선수들이 진천선수촌에 앉아서 파리 경기장에 적응할 수 있게 했다.
360도 카메라로 촬영했기 때문에 선수들이 VR 장비를 이용해 경기장을 미리 돌아보고, 실제 환경과 분위기를 익힐 수 있다.
장 연구위원은 “VR에 실제 시합 소리를 더해 현실감을 높였다”며 “이때 신체 반응을 측정해 선수들이 과도하게
긴장하거나 불안해하면 상담을 진행하거나 루틴(반복적 동작)을 바꿀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하면 경기 당일에 겪을 수 있는 낯선 환경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이고, 경기력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장 연구위원은 “VR 장비는 오랜 기간 동안 많이 개선돼 이제 올림픽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예전에 양궁 같은 종목에서 VR을 시험 삼아 사용한 경험이 있었는데, 그때 부족했던 점들을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호주도 VR로 훈련…결정속도 빨라져
올해 올림픽을 개최하는 프랑스는 2021년부터 레베아(REVEA) 프로젝트를 통해 VR을 활용한 훈련 방법을 개발해 왔다.
총 예산은 430만유로(약 64억원)에 달한다. VR을 사용하면 부상 위험 없이 경기를 시뮬레이션(가상 실험)하거나 개인 맞춤형 훈련을 통해 능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 일찍이 주목한 것이다.
프랑스 렌 제2대학을 중심으로 한 프로젝트 연구진은 2022년 복싱 대표팀 훈련을 위한 VR 시뮬레이터를 개발했다.
선수들이 VR 속 가상 인물과 대결하며 다양한 타격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상대방의 움직임을 민감하게 살피고 반응하는지 확인하는 훈련이다.
공격 성공률, 반응 시간도 정량적으로 측정했다. 연구진은 선수와 코치의 의견들을 반영해 실제 경기와 비슷한 VR 훈련 시스템을 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