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소리로 뇌 자극 알츠하이머 치매 막는다
빛과 소리로 뇌 자극 알츠하이머 치매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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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소리로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을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저주파가 뇌에서 노폐물 처리 능력을 높여 알츠하이머 치매를 유발하는 단백질 덩어리를 제거한다는 것이다.
저주파 치료는 이미 환자 대상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데. 치료 원리까지 밝혀지면서 치매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알츠하이머병은 전 세계 치매 환자 5500만명 중 3분의 2를 차지하는 퇴행성 뇌질환이지만 아직 확실한 치료제가 없는 실정이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뇌에 있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덩어리가 원인이라고 알려졌다.
아밀로이드 베타는 원래 신경 세포를 보호하는 단백질이지만, 세포에서 떨어져 나와 덩어리를 이루면 오히려 신경 세포에 손상을 준다.
연구진은 앞서 2016년 네이처에 초당 40회로 깜빡이는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으로 생쥐의
시각 피질에서 알츠하이머병에서 보이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덩어리를 크게 줄였다고 발표했다.
40㎐ 감마파로 소리와 빛을 주는 ‘감마 자극’은 환자의 신체에 손상을 주지 않고 퇴행성 뇌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고 큰 주목을 받았다.
이미 실제 환자 대상 임상시험도 진행 중이다.
하지만 감마 자극이 어떻게 치료 효과를 내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MIT 연구진은 감마 자극이 뇌의 노폐물 처리 네트워크를 강화해 기억력과 집중력 문제를 유발하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나 다른 독성 단백질의 제거를 촉진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40㎐의 뇌파는 사람들이 집중할 때나 기억을 형성하거나 기억에 접근할 때 자주 나타난다.
이번 실험은 다른 쥐보다 뇌에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많이 쌓이도록 유전자를 변형한 쥐에게 감마 자극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아밀로이드 베타가 쌓인 쥐는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처럼 기억력이 크게 나빠졌다.
예상대로 쥐를 저주파 빛과 소리에 노출시키자 뇌에서 아밀로이드 베타 덩어리가 줄어들었다.
연구진은 치료를 받는 동안 뇌로 들어오는 뇌척수액의 양이 늘고, 림프관을 통해 밖으로 나가는 노폐물의 양이 더 많아졌다고 밝혔다.
이는 40㎐의 감마파가 뇌의 노폐물 처리 네트워크로 알려진 ‘글림프 시스템(glymphatic system)’을 강화한 증거라고 설명했다.
뇌에는 신경세포에 영양분을 주는 별 모양의 성상세포가 있다. 2012년 미국 로체스터대의 마이켄 네더가드(Maiken Nedergaard) 교수
연구진은 사이언스 중개의학에 뇌척수액이 동맥을 둘러싼 성상세포를 통해 뇌세포 사이의 공간으로 침투해 노폐물을 쓸어낸다고 발표했다.
노폐물을 담은 뇌척수액은 정맥 주변 성상세포를 통해 뇌 밖으로 빠져나가 목에 있는 림프계와 합류한다.
이번 실험은 글림프 시스템이 강화된 결과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MIT 연구진은 또한 성상세포가 방출하는 ‘아쿠아포린-4(AQP4)’ 단백질이 글림프액 흐름을 증가시킨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화학물질로 이 분자가 만들어지지 못하게 하자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전처럼 제거되지 않았다.
저주파로 자극하면 혈관도 더 많이 박동해 노폐물을 담은 뇌척수액을 밀어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워싱턴대 조너선 킵니스(Jonathan Kipnis) 교수 연구진은 이날 네이처에 따로 발표한 논문에서 생쥐의 뇌 해마에서 신경
세포가 신호를 발생하지 못하게 하면 해당 영역에서 노폐물 제거가 차단된다고 발표했다.
해마는 뇌에서 기억과 학습을 담당하는 곳이다. 연구진은 신경세포들이 동시에 작동하는 것이 노폐물 배출에 중요하지, 주파수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언뜻 보기에 워싱턴대의 논문은 MIT 연구진이 40㎐로 신경 세포를 자극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와 다르게 보인다.
하지만 뇌의 노폐물 배출 시스템을 처음 발견한 네더가드 교수는 이날 네이처에 실린 논평 논문에서 “두 연구 모두 옳을 수 있다”고 밝혔다.
뇌는 영역마다 각각 적합한 주파수가 있고, 이 주파수는 신경세포들이 동시에 작동하는 상황에서 효율적인 노폐물 배출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