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박테리아 전파하는 도심 비둘기 불임 모이가 해법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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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 사는 비둘기나 까마귀, 오리와 같은 야생 조류가 항생제 내성균을 퍼뜨릴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자들은 항생제 내성균이 퍼지는 방식을 다양하게 고려해 보건 정책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이네오스 옥스퍼드 항균제 연구소 연구진은 도시와 시골에 사는 야생 조류들의

장내 세균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지난 15일 국제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발표했다.

항생제 내성균은 기존 항생제가 듣지 않는 세균으로, ‘슈퍼 박테리아’라고도 불린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항생제 내성을 세계적인 공중 보건에 대한 위협이라 보고 있다.

2019년에만 항생제 내성으로 전 세계에서 127만명이 사망했다.

연구진은 8국의 야생 조류 30종에서 채취한 장내 세균 시료 700개를 분석했다.

그중 인간에게 설사를 일으킬 수 있는 세균 ‘캄필로박터 제주니(Campylobacter jejuni)’의 유전자를 살펴 비교했다.

그 결과 도시에 사는 새에서 발견된 세균이 산악 지대에 서식하는 새에서 발견된 세균보다 항생제 내성 유전자가 최대 3배 많았다.

도시화된 환경에서 인간과 밀접하게 접촉하는 새들이 항생제 내성균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특히 다양한 감염 치료에 사용되는 플루오로퀴놀론계 항생제에 대한 내성 유전자가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도시의 야생 조류가 항생제 내성균의 저장소라는 것을 처음으로 확인한 사례다.

이번 연구를 이끈 사무엘 셰퍼드 옥스퍼드대 교수는 “항생제 내성은 인간의 건강뿐 아니라 동물과 환경에도 영향을 미치는 복잡한 문제”라며

“야생 조류는 가축이나 반려동물에게도 항생제 내성균을 전파할 가능성이 있어 농업과 동물 복지, 식량 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셰퍼드 교수는 “인간 활동이 항생제 내성 확산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야 한다”고 했다.

연구진은 “도시에 사는 동물들은 하수로 오염된 강 같은 곳에서 항생제 내성균에 노출된 뒤

다시 인간에게 전파할 수 있다”며 “인구가 계속 증가하면서 야생 동물과의 접촉이 잦아질 수 있는 만큼 항생제

내성의 확산을 막기 위한 글로벌 차원의 협력과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앤드루 싱어 영국 생태 및 수문학 센터 수석과학자는 사이언스미디어센터에 “새들이 병원균과 항생제 내성 요인이

풍부한 매립지나 폐수 처리 시설, 동물 배설물 더미에 모이지 않도록 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하수를 처리하지 않은 채 강으로 배출하는 것을 막아 야생 동물이 인간 관련 병원균이나 항생제 내성 요인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환경부가 2009년부터 비둘기를 유해 야생 동물로 지정하고 개체 수를 줄이려 노력하고 있다.

비둘기 배설물이나 깃털이 문화재나 시설물 부식을 유발하고, 인간이 비둘기 배설물에 노출되면 식중독이나 설사와 같은 병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2년 기준 전국 비둘기 관리 대상 지역에 서식 중인 비둘기는 총 3만 5967마리로 2015년 대비 5000마리 이상 늘었다.

올해 12월 20일부터는 비둘기를 포함한 유해 야생 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를 금지하거나 제한해 개체 수를 조절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두고 관련 환경단체들은 “먹이를 주지 않는 것보다 ‘불임 모이’를 줘서 개체 수를 줄여야 한다”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는 불임 모이로 비둘기 개체 수를 55% 이상 감소하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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