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DC 밀워키 우주 날씨 흐리면 살기 힘든 도시
워싱턴DC 밀워키 우주 날씨 흐리면 살기 힘든 도시
1989년 강력한 태양 폭발로 발생한 지자기 폭풍이 캐나다 퀘벡 일대를 덮쳤다.
주 전역에 정전이 발생하면서 12시간 동안 600만명이 큰 불편을 겼었다.
지자기 폭풍은 태양에서 전기를 띤 입자가 대량으로 쏟아져 나와 지구 자기장에 급격한 변화를 일으키는 현상이다.
사람에겐 직접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전기가 끊기고 통신에 장애가 발생하는 등 태풍 못지 않은 피해를 입힌다.
최근 태양이 활동기에 접어들었다. 미국 중부와 일본 북부에서도 고위도 지역에서나 볼 수 있던 오로라가 자주 목격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요즘처럼 태양 활동이 활발한 시기 언제든 퀘벡 같은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영국과 미국 과학자들이 미국 내에서 지자기 폭풍과 같은 극한의 우주 날씨에 취약한 도시들을 알아냈다.
영국지질조사국(BGS)은 지난달 15~19일 영국 요크셔의 헐대에서 열린 연례 국가천문회의에서 지자기 폭풍이 발생했을 때
미국 여러 도시 가운데 워싱턴DC와 밀워키의 전력망이 특히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공개했다.
그동안 지자기 폭풍이 전력망과 통신망 같은 인프라에 미치는 영향이나 국가 규모의 취약성을 살피는 연구는 있었지만 도시별 취약성을 확인한 연구는 처음이다.
이번 연구는 미국항공우주국(NASA·나사)을 비롯해 워릭대 연구진도 함께 참여했다.네트워크 이론으로 취약 지점 밝혀
지구에도 다양한 날씨가 있듯 우주에도 날씨가 있다. 우주 날씨는 태양과 지구 사이에 나타나는 다양한 환경 변화를 뜻하는 말이다.
태양의 흑점 폭발, 코로나질량방출(CME), 지구 자기권 폭풍, 오로라가 대표적인 현상이다.
태양 활동이 활발해지면 우주 날씨는 험악해진다.
강풍이 불거나 폭우가 쏟아지면 난리가 나듯 우주에서 날씨가 변덕을 부리면 지구엔 비상이 걸린다.
지자기 폭풍이 발생하면 지구 안팎에는 강력한 지자기 유도 전류가 발생한다.
이런 예상 밖의 전류는 송전선, 변압기, 석유나 가스 파이프라인, 철도, 해저 케이블을 손상시키고 인공위성이나 우주 비행사를 위협하기도 한다.
퀘벡에서 일어난 대정전 사태도 지자기 폭풍 때 발생한 유도 전류가 변압기에 과부하를 일으키며 발생했다.
연구진은 이런 지자기 폭풍 때 정전이 발생할 수 있는 미국 내 도시를 찾아보기로 했다.
소셜네트워크나 통신망 분석에 활용되는 네트워크 분석법을 활용했다.
네트워크 분석은 노드(node·점)들이 에지(edge·선)로 연결된 망을 분석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으로 2017년 9월 강력한 지자기 폭풍이 일어나는 동안 미국 전력망에서 발생한 유도 전류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워싱턴DC와 밀워키가 지자기 폭풍이 일어날 때 유도 전류가 가장 많이 연결되는 ’슈퍼 노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로렌 오르 BGS 연구원은 “두 도시가 강렬한 지자기 폭풍 때 발생한 유도 전류에 높은 연결성을 보인다”며
“두 도시가 그만큼 우주 날씨의 영향을 받기 쉽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우주 날씨 취약한 도시 진짜 있다
앞서 발표된 연구를 종합해 보면 극지방에 가까운 위도 60~70도의 고위도 지역
전자기파 효과가 증폭되기 쉬운 해안은 지자기 폭풍에 취약한 지역으로 분류된다.
또 전기 의존도가 높은 금융센터나 통신 허브, 광범위한 전력망이 밀집한 지역도 취약 지역으로 나타났다.
낡고 긴 송전선은 안테나 역할을 해서 변압기와 각종 전력기기에 유도 전류가 발생하기 쉬운 여건을 제공한다.
또 내비게이션 같은 위성 기반 서비스를 많이 소비하는 지역, 지하철이나 지하 전기와 통신 시설이 밀집한 지역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도 지자기 폭풍 효과가 증폭될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분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