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세포로 만든 로봇 신경세포에 난 상처 스스로 고쳤다
인간 세포로 만든 로봇 신경세포에 난 상처 스스로 고쳤다
미국 터프츠대와 하버드대 비스(Wyss) 연구소 공동 연구진이 세포의 표면을 따라
이동하며 뉴런(신경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인간 유래 다세포 로봇을 만들었다고 31일 밝혔다.
사진은 다세포 로봇의 집합체인 슈퍼봇(녹색)이 뉴런(빨간색)의 성장을 자극하는 모습./Gizem Gumuskaya, 미국 터프츠대
미국 연구진이 사람 머리카락 굵기부터 연필 끝 굵기까지 다양한 크기의 인간 유래 다세포 로봇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자가 조립된 다세포 로봇은 뉴런(신경세포)의 상처를 치료할 수 있어 재생과 치유, 질병 치료 등에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터프츠대와 하버드대 비스(Wyss) 연구소 연구진은 31일(현지 시각) 세포의 표면을 따라 이동하며 뉴런의 성장을 촉진하는
인간 유래 다세포 로봇을 만들었다고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공개됐다.
마이클 레빈 미국 터프츠대 생물학과 교수 연구진은 조쉬 본가드 미국 버몬트대 컴퓨터과학과 교수 연구진과의 이전 연구를 통해 개구리의
배아 세포를 이용한 다세포 로봇 ‘제노봇(Xenobots)’을 개발한 바 있다.
제노봇은 통로를 탐색하거나 자료를 수집하기도 하고 스스로 복제와 치유까지 했다.
이번에는 양서류 배아 대신 성인 인간의 세포를 활용해 다세포 로봇을 만든 것이다.
연구진은 유전자 변형 없이 인간의 단일 세포를 키워 다세포 로봇 ‘앤트로봇(Anthrobots)’을 개발했다.
30~500㎛(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미터) 크기의 다세포 로봇은 실험실에서 자란 인간 뉴런의 표면을 따라 직선이나 원을 그리며 다양한 방식으로 움직였다.
특히 앤트로봇의 집합체는 세포층 일부가 긁힌 것을 인식하고 세포 성장을 촉진해 틈을 메우기도 했다.
연구진은 치유 효과를 보이는 이 집합체를 ‘슈퍼봇’이라 명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으로 환자 유래의 다세포 로봇을 만들어 재생이나 치유,
질병 치료를 위한 새로운 치료 도구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환자 자신의 세포로 로봇을 만들면 면역 반응을 유발하지 않아 별도의 면역억제제가 필요하지 않다.
또 생체 내에서 분해되기까지 45~60일밖에 걸리지 않아 쉽게 몸에 재흡수될 수 있고,
실험실 외부로 유출되더라도 번식이 어려워 확산 위험이 없다.
레빈 교수는 “실험실에서 구축한 세포 집합체가 손상 부위를 가로질러 다니며 뉴런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며 “앞으로 치유 메커니즘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살펴보면서 또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알아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