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 변동이 일으킨 지구의 첫 대멸종 남극서 증거 찾았다
지각 변동이 일으킨 지구의 첫 대멸종 남극서 증거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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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 생명체가 등장한 이후 처음으로 마주한 대멸종의 원인이 화석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남극과 호주 지역에서 발견된 삼엽충 화석을 통해 지각 변동으로 인한 대규모 화산폭발과 유해가스의 분출이 대멸종을 일으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호주·한국이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진은 지난 30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지구의 생명체가 겪은 첫 대멸종인
‘신스크 사건(Sinsk event)’이 일어난 시기와 원인을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금으로부터 약 4억4200만년 전 선캄브리아기 이후 고생대 캄브리아기가 시작되면서 지구에는 이전에 없던 새로운 생물들이 대거 출현했다.
이 때를 ‘캄브리아 대폭발’이라고 부르며 현재 생명체가 풍부한 지구를 만든 본격적 시작으로 본다.
그러나 당시 급격하게 늘어난 생물들은 알 수 없는 이유로 대멸종을 맞으며 짧은 전성기를 끝낸다.
이후 지구는 수차례에 걸쳐 생명체의 탄생과 멸종을 반복하며 현재의 생태계를 만들었다.
캄브리아 대폭발에서 늘어난 생물종의 멸종을 ‘신스크 사건’이라고 부른다.
오르도비스기·데본기·페름기·트라이아스기·백악기 대멸종 등 5대 대멸종에는 포함되지는 않으나 지구상의 생명체에게 닥친 첫 번째 대멸종이라는 점에서 과학계의 관심을 받는다.
그러나 신스크 사건의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갑작스럽게 대기 중 산소의 농도가 떨어져 일어났다는 추측만 가능할 뿐이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박태윤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신스크 사건은 지구 역사상 처음으로 마주한 대멸종 사건”이라며
“워낙 오래된 시기여서 지질학적인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남극과 호주 일대에서 발견된 대규모 지각 활동의 흔적을 찾아냈다.
당시 전 세계의 대륙이 하나로 모여 있던 판게아(초대륙)에서 지각 활동으로 인해 전 지구적인 화산 활동이 일어났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과거 호주와 남극에서 일어난 지각 활동이 같은 시기에 일어났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당시 주로 서식했던 삼엽충 화석을 이용했다.
만약 두 지역에서 다른 시기에 지각 변동이 있었다면 대멸종을 일으킬 만한 수준의 화산 폭발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반면 같은 시기에 멀리 떨어진 두 지역에서 같은 활동이 일어났다면 생명체의 대멸종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삼엽충 화석을 분석한 결과, 실제로 당시 두 지역에서 화산 활동은 같은 시기인 약 5억1300만년 전에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박 책임연구원은 “이 시기는 이전에 알고 있던 신스크 사건의 발생 시기와 같다”며 “지구상에 동물이 등장한 이후 최초 멸종 사건을 지질학적 활동과 연관시킨 최초의 연구”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거 지각 활동을 시뮬레이션이 아닌 실제 화석을 통해 확인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박 책임연구원은 “현장 조사를 통해 한참 전에 일어난 대멸종의 원인을 밝혀냈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중요성을 보여준다”며
“초대륙이 쪼개지면서 생명체가 대멸종한 페름기 대멸종과 마찬가지로 지질 움직임이 생명체의 진화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다시 확인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