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탄소 순환 재현한 촉매로 CCU 기술 상용화 앞당긴다
지구의 탄소 순환 재현한 촉매로 CCU 기술 상용화 앞당긴다
국내 연구진이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한층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촉매를 개발했다.
지구의 탄소 순환 과정에서 영감을 받아 은-실리카 혼합 촉매를 통해 이산화탄소를 일산화탄소로 전환하는 효율을 대폭 향상한 것이 핵심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청정에너지연구센터의 오형석 책임연구원
이웅희 선임연구원 연구진은 지구의 순환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국소적으로 산도(pH)를 제어할 수 있는
은-실리카 혼합 촉매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에너지 & 환경 과학(Energy & Environmental Science)’에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에 적용되는 촉매 중 은 촉매는 이산화탄소를 석유화학 제품 원료인 일산화탄소로 전환하는 성능이 탁월하다.
하지만 은 촉매는 높은 전류 밀도에서 촉매 표면의 입자들이 응집되거나 엉기는 현상이 발생해 아직 상용화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연구진은 지구 내 이산화탄소가 균형을 이루는 ‘무기 탄소 순환’ 과정에서 해답을 찾았다.
이산화탄소는 풍화 광물을 매립하는 동안 대기에서 제거되고, 화산 활동을 통해 대기 중으로 돌아온다.
이 순환의 핵심 물질인 실리카를 이산화탄소 전환 반응에 적용한 것이다.
연구진은 은 촉매의 성능을 유지하기 위해 실리카를 혼합한 은-실리카 혼합 촉매를 개발했다.
이 촉매는 반응 중 생성되는 수산화 이온이 실리카와 결합해 규산염 형태로 녹았다가 중성 조건에서 다시 석출되면서 산도(pH)를 조절한다.
이를 통해 촉매의 물리적 구조 변경 없이 화학적 접근 방식만으로도 전류 밀도가 높아지면서 발생하는 성능 저하 문제를 해결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은-실리카 혼합 촉매는 1㎠당 800㎃의 고전류 밀도에서도 이산화탄소
전환 반응에서 생성되는 일산화탄소의 비율이 60% 수준이었던 상용 은 촉매와 달리 1㎠당 1A의 더 높은 전류
밀도에서도 100%에 가까운 비율을 보였다. 또 일산화탄소로의 이산화탄소 전환
활성도를 약 47% 높여 고전류 밀도에서도 이산화탄소 전환 반응의 높은 효율을 달성했다.
연구진은 “은-실리카 혼합 촉매는 높은 전류 밀도에서도 이산화탄소 환원 성능과 내구성을 개선하는 데
성공해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전환 CCU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며
“고전류 밀도에서도 장기간 성능 유지가 가능해 생산성과 경제성을 높일 수 있어 고효율 촉매의 대량생산을 위한
공정 최적화와 발전소, 석유화학 공장과 같은 산업시설에 적용하기 위한 장기 내구성 검증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형석 청정에너지연구센터장은 “촉매의 가역성 향상과 전기화학 시스템의 환경 제어 전략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전기화학 시스템의 실증 구축과 상용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